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뻘하게의 뜻을 모르고, 이 단어가 근첩단어, 즉 루리웹 유저가 사용하는 말인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뻘하다는 '허튼', '쓸데없는'이라는 의미를 가진 전라도 사투리인 '뻘'에서 유래되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뻘짓하지마'라고 할떄 '뻘'이 바로 이 '뻘'을 의미하는 것이다.

     

    쓸모없는 행동이라는 의미의 '뻘짓'이라는 단어가 커뮤니티에서 유행하자, 뻘짓을 하는 글이라는 뜻의 '뻘글', '뻘질문' 등등 다양한 단어에 '뻘'을 붙여 사용하였다.

    이후 '뻘하다'라는 단어는 '헛 짓을 하다, 쓸데 없다' 정도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뻘하게 웃기다' 라는 단어는 '되게 쓸데 없는데 웃기다', '의미 없이 웃기다' 정도의 의미로 사용된다고 보면 된다.

     

    '뻘짓'이라는 단어가 '뻘'이라는 단어가 발음이 의미와 찰떡같이 맞아 예전에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듯,

    '뻘하게'라는 단어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뻘'이라는 발음이 뜬금없는 상황을 잘 표현해주기 때문에 사용되는 것이다.

     

    따라서 ''뻘하게 웃기다'는 쓸데없는데 웃기다, 피식 웃게 되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뻘하게 터지다'는 '뻘하게 (웃음이) 터지다'로 '뻘하게 웃기다'와 같은 뜻이다. 웃긴 상황에서 '빵하고 터졌다', '빵 터졌음' 이라는 문장에서 차용해온 것으로 보인다.

    유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2008~2010년사이에 '뻘하다'라는 단어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위는 루리웹의 글

    2000년대 후반에는 커뮤니티 가릴것 없이 커뮤니티 전반적으로 '뻘이라는 단어가 유행해서, '그냥 쓰는 의미 없는 글'이라는 의미에서 제목앞에 '[뻘]' 혹은 '뻘)' 등을 붙이거나 '뻘이야기', '뻘소리'등 온갖 곳에다가 '뻘'이라는 단어를 갖다썼다. 이러한 문화속에서 '쓸데 없다'라는 의미에서 '뻘하다'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디시인사이드는 루리웹과 사이가 굉장히 나빠, 루리웹에서 통용되는 단어를 디시인사이드에서 쓰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하는데, 재밌는 것은 요즘 디시인사이드에서는 '뻘하게'를 근첩용어, 즉 루리웹 유저들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주장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중세게임 마이너 갤러리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모티콘을 보면 루리웹 유저임을 비꼬는 이모티콘 중 '뻘하게'라는 이모티콘이 있는데, 이를 보면 '뻘하게'라는 단어를 루리웹 유저들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과연 뻘하게는 근첩 용어일까?

    위는 루리웹에서 '뻘하게'라는 검색결과을 날짜별로 나열한 것이다.

    가장 밑의 '그림 하나 올려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은 2007년도의 글로, 개인적으로 찾아본 글들 중에서는 제일 오래된 글인데, 이 글이 작성된 이후로 '뻘하게'라는 단어가 사용된 글 사이에는 5개월정도의 공백이 있는 것을 보아 루리웹에서 '뻘하게'라는 단어가 처음 탄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사회 전반적으로 '뻘'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던 시대기 떄문이다.

    이후 2011년도 이후부터는 루리웹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모습이지만, 네이트판 등 여초 커뮤니티에서 '뻘하게'라는 단어가 이보다 전에 흔히 사용되는 것을 보아 여초 커뮤니티에서 '뻘하게'라는 단어가 다른 곳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2010년대 초반에는 이 '뻘하다'라는 말의 인기가 떨어져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점차 사용되는 빈도수가 줄었는데. 이글루 블로그 및 지금은 반쯤 망한 폐쇄적인 여초(덕후) 사이트들에서는 꾸준히 '뻘하게 ~~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했었고, 이런 문화가 더 큰 여초 사이트(네이트판 등)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뻘하게'라는 단어를 근첩단어라고 칭하는 것은 이전까지 디시인사이드에서 '근첩단어'라고 정의했던 것과는 이질적인데, 원래 근첩단어라고 여겨지던 '피카츄 배나 만져야겠다', '숲속 친구들', '강호의 도리' 등은 루리웹에서만 사용되는 밈, 단어들이었지만, '뻘하게 터지다' 라는 단어는 루리웹에서 사용되긴 하지만, 오히려 여초 커뮤니티에서 많이 사용되었다가 다른 곳으로 이리저리 퍼진 단어인 것이다.

     

    아마 '뻘하게'라는 단어가 근첩단어로 규정된 것은 최근에 디시인사이드와 루리웹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루리웹 유저로 몰아가 디시를 접게 만드는 '근첩몰이'가 성행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보인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뻘'이라는 단어 어원이 전라도 사투리에서 왔기에 디시가 싫어하는 '전라도', '근첩'의 개념이 합쳐저서 근첩단어라는 인식이 생겨났거나, 여초 커뮤니티에서나 주로 사용하던 단어였기에 '뻘하게 웃기다'라는 어구에 이질감을 느껴 근첩단어라고 인식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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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링크로 달린 다른 사이트 보다가 발견한건데, 이것이 여초에서 자주 쓰였다가 넘어온 단어라고 해서 이게 여초 단어, 메갈 단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따지자면 2000년도 후반에 '뻘' 및 '뻘하게', '뻘하다' 등 각종 변헝 단어들이 유행한게 원조고, 이것의 유행이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다소 죽었을때도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계속해서 사용하다가, '뻘하게~ 하다' 라는 말이 다시 커뮤니티 전반적으로 유행을 탔다고 보는 것이 맞다. 단순하게 여초에서 만들어지고 여초에서 쓰인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여초 단어라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설령 태생이 여초 커뮤니티인 단어라고 해서, 여초단어니까 쓰지 말자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답정너'라는 단어도 여초 커뮤니티에서 나온 건데 그거 쓰는게 잘못된 일인가?  '~붕이'라고 말하는 것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 중 여초였던 갤러리에서 나온 것인데, 현재 '~붕이'라는 호칭은 오히려 남초 커뮤니티에서 더 많이 사용되는 모습이다. 인터넷 밈, 단어가 어디서 나왔던 현재 그 단어가 어떻게, 누가, 어떤 사이트에서 주로 사용되고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봐야한다.

     

    그런 맥락에서 '뻘하게'가 루리웹이 원조인 단어가 아니라고 해도, 디시인사이드에서 그렇게 인식했으면 근첩단어인 것이다. 괜히 디시인사이드 가서 근첩단어가 아니고~~  따지는 -찐-스러운 행동하면 그게 근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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